항아리 뚜껑에 돌멩이를 올려 놓으며 :: 괴산의 새소식과 이야기

항아리 뚜껑에 돌멩이를 올려 놓으며: 가을녘에 태풍이 온다니 지난 여름 태풍이 오던 때가 생각나다; 2014.09.23 19:21 입력

누가 보면 미친놈이라 하겠다.
항아리 뚜껑 위에 돌멩이를 올려놓다니!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width=700 align=center>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4114670036618.jpg" width=700></TD></TR></TBODY></TABLE>
▲태풍이 무서워 항아리가 돌을 머리에 이고 있다.
                                                                      
15호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타고 온다고 하기에 걱정이 되었다. 혹시 태풍 때문에 항아리 뚜껑이 날라 가서 깨지면 어떻게 하지? 6년 묵은 간장이 있는데......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태풍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어느새 하늘이 높푸르고 새벽녘은 서늘해졌다. 이 항아리 속의 간장이 비록 볼품은 없어 보이나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 법. 손가락에 찍어 맛을 보며 세월을 음미해 본다.
  <o:p></o:p>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width=700 align=center>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4114672983950.jpg" width=700></TD></TR></TBODY></TABLE>
▲어쩌다 6년이나 묵은 간장인데 뒷맛까지 깔끔하다. 
 
지난 1월 농장 가공사업 실무를 맡고나서부터 곁눈질만 하던 일이 생활의 중심으로 다가왔고 게다가 생산품은 어떤 맛이 질 좋은 것인가 하는 것부터 알아야 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솔멩이골의 이집 저집 맛있다는 간장을 얻어다 맛을 보기 시작했다. 참옷나무로 만든 간장도 있었고, 쥐눈이콩 간장도 있었으며, 담가놓고 깜빡 잊어버려 3년 지난 간장도 있었다. 충주 소태에 맛있는 간장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도 했다. 남쪽 멀리 산청에 가서 귀한 15년짜리 씨간장 맛도 구경(!)했다. 물론 우리 솔뫼농장의 간장도 당연히 맛을 보아 비교해 보았다. 과연 듣던 대로 집집마다 고을마다 맛이 다 달랐다. 맛을 보여 줄 순 없으니 각자 체험하는 수밖에 다른 수가 없다. 
  <o:p></o:p>
그래서 내린 마지막 결론! 콩으로 메주를 잘 만들어 정성껏 띄우고 장을 담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성격이 있고 성품이 다르듯이 역시 장도 각각 개성이 있는 것이라서 우열을 가늠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o:p></o:p>
우주 대자연의 진리는 원래부터 형체가 없지만, 각각의 개체 속에서 구체로 발현하는 것이라 그 모양은 한결같지 않으나 일관성이 있는 법이라 했는데, 과연 맛의 세계도 이와 다르지 않구나!
  <o:p></o:p>
메주에 소금물을 부어 만든 장이라지만 짠 맛은 그대로 이되 그 향취는 모두 다 다른 법이다. 물론 저 많은 항아리도 다 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르고 그 속에 담긴 장의 맛도 다 조금씩 다르리라. 마치 사람이라 칭하지만 개개인마다 성품이 다르듯이 말이다.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width=700 align=center>
<TBODY>
<TR>
<TD><IMG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4114674957683.jpg" width=700></TD></TR></TBODY></TABLE>
▲솔뫼농장의 장독대 풍경, 비가 온 뒤 항아리가 더욱 맑고 청량하다.

박창수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