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반대 박도현 수사, 오늘 새벽 석방

제주 해군기지 반대 박도현 수사, 오늘 새벽 석방: 구속 198일 만에 만기출소, 재판은 계속...; 2014.01.15 07:46 입력

김의열(달빛소나타) gsnet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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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제주교도소에서 석방되어 밝은 얼굴로 걸어나오는 박도현 수사(사진/김성환 신부 제공)</DIV></TD></TR></TBODY></TABLE>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다 지난 7월 4일 구속된 천주교 예수회 박도현 수사가 수감 198일 만인 오늘 새벽 00시 14분 제주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강정마을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천주교 전주교구 문정현 신부, 예수회 김성환 신부와 수도자들, 강정마을 주민들, 활동가들이 감옥에서 밝게 걸어 나오는 그를 반갑게 부둥켜 안고 감격스런 재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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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사는 지난해 11월 말에 보석허가를 받았으나 구속 자체의 부당함에 항의해 보석을 거부했다. 그의 석방은 6개월 형기를 다 채운 만기출소다. 석방 이후에도 재판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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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부디 건강부터 잘 추스르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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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보내온 그의 마지막 옥중편지 전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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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자매님들께 2014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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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박사님이 보석으로 석방된 후부터 저의 운동시간과 운동장에서 만나는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혼거실 사람 20여 명과 함께했는데, 이제는 독거실 사람 10여 명과 마당에서 만납니다. 요즘 저는 주로 중군(가명) 청년과 이야기를 간간히 나누는데, 내가 운동하고 있으면 그가 나에게 접근해서 질문 혹은 동의를 구하는 형식의 말을 겁니다. 운동장에서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걸어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추측됩니다. 한 달쯤 전에 운동장에서 그를 처음 만났는데, 그는 여기 감금된 생활에 대한 부끄러움과 좌절감 뿐만 아니라 여러 부정적인 상념으로 가득했지요. 그런데 최근에 그의 이야기 내용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는 듯해서 나에게는 잔잔한 기쁨이 되곤 합니다. 그리고 운동하기를 단호하게 거부했던 그가 이제 조금씩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도 긍정적 변화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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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수감 초기인 7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에 대한 구제요청을 했는데, 최근 12월 22일에야 ‘시정요청’ 결정문을 소포로 받았습니다. 제가 진정한 요지는, 외부인 접견(면회)시 교도관이 입회하여 사적인 내용을 청취, 기록, 녹음, 녹화 하는 것은 헌법의 행복추구권과 사생활 보장권을 침해하는 바 시정을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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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접견 내용의 녹음, 녹화에 대한 판단은 제외하고 교도소장이 진정인(본인)을 교도관 참여 대상자로 지정한 후 매번의 접견 시 빠짐없이 교도관이 입회하도록 한 행위에 대하여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고 판단의 범위를 언급했고, 결론 조치 의견으로 “제주교도소장에게 이 진정사건의 경우와 같이 수용자의 접견권이 과도하게 침해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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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권위 결정문을 가지고 담당교도관과 면담을 했는데, 교도소장은 본 결정문 수령일로부터 90일 안에 교도소의 방침을 정해서 의견을 보내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교도관에게 다음 두 가지 요청을 소장에게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첫째, 이러한 인권침해가 다른 수용자에게도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 둘째, 외부인 접견 시 교도관이 입회해야 된다면 입회, 기록에 대한 이유(어떤 근거로, 누가, 왜)를 분명하게 수용자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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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통해 나의 경우는 교도소장의 권한으로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교도관을 입회, 기록하도록 결정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접견을 통해서 어떻게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해롭게 할 수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네요. 교도관도 저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외부인 접견 시 입회하는 교도관도 입회하는 구체적 이유도 모른 채 대화 내용을 기록하여 소장까지 결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권침해에 대한 무지 혹은 무관심이 나의 또 다른 단면일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을 되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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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천부적 권리로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입니다. 그 기본권은 헌법에 담겨져 있지요. 이것이 최상위 법임에도 헌법조문의 추상성으로 인해 사법적 판단에서 간과되거나 약화될 수 있기에, 기본권의 ‘적극적 해석’이 있어야 법의 공평성이 유지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법을 적용하는 해석자의 양심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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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박근혜 정부는 반복해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에 많은 시민, 노동자, 농민들은 ‘정의와 인권(생존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과 원칙’은 ‘정의와 인권’이 기초가 되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데, 사회의 현실은 서로 괴리되어 가는 듯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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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이면서 학살자인 아돌프 히틀러도 ‘법과 원칙’을 세우고 절차를 따랐다고 하는군요. 유대인 학살에 앞서 1935년 ‘뉘른베르크법’을 통과시켜 ‘법과 원칙’이라는 명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정의와 인권’은 없었습니다. “법에의 절대적 복종은 일시적으로 질서를 가져올 수 있으나, 정의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그리고 정의가 없을 때, 부당하게 취급당하는 사람들은 저항하고 반항하며 무질서를 가져오게 마련이다.”(“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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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시작한 후 8년째 마을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공권력이라는 힘에 의해 참으로 많은 인권유린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측면에서 이성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정적, 사법적 판결을 봐 왔지요. 이런 것 들이 강정주민과 수많은 깨어 있는 국민들의 아픔이요 슬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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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에겐 ‘정의가 결국 승리하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로마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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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청마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말의 고장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 함께 말 달리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특히 “평화와 희망”의 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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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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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5일
제주교도소에서 박도현 수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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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를 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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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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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TD></TR></TBODY></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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