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교육] 괴산의 자랑 숲길 걷기(3) :: 괴산의 새소식과 이야기

[전환기교육] 괴산의 자랑 숲길 걷기(3): 주월산에서 안민동까지; 2021.05.31 09:55 입력

5월인데 장마처럼 자주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한다. 하지만 정해진 일정을 바꾸기 어렵고 아침부터 오지 않으니 택시를 타고 칠성2학년 남학생 세 명과 함께 박달산 느릅재로 출발했다. 먼저 도착한 차광주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아침 9시부터 주월산 등산부터 시작했다.  <table width="7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70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6224223147011.jpg"></td></tr></tbody></table> 해발 470m인 낮은 산인데 아름다운 능선길을 감상할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1시간 예정으로 올라갔다. 역시 길이 완만하면서 숲과 바위가 아름답다. 바람을 타고 구름이 몰려와서 능선 아래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큰 소나무 한 그루가 말라 죽어 있다. 정상에 서니 기분이 좋다. 학생들도 아주 좋다고 소리를 지르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바쁘다.   <o:p></o:p>비가 쏟아지려고 하기에 급히 서둘러 내려왔지만 20분 정도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느릅재로 내려오니 장대비가 쏟아지고 우리 일행 다섯 명은 차광주 선생님 차로 근처 아이뜰 농원으로 갔다. 아이뜰 농원에선 미리 약속한 대로 강병길 대표님이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신다. 학생들이 컵라면이 먹고 싶다고 하니 사모님은 학생들에게 컵라면을 고르게 하고 물을 끓이고 김치까지 갖다 주신다.   <o:p></o:p>컵라면을 먹으면서 강 대표님이 어린 시절에 가난하게 살면서 학교 다니던 이야기를 해주신다. 초등 5학년이 되어서야 구구단을 외웠지만 나중에 수학을 잘해서 공대를 다녔고 섬유회사를 경영하기까지 하셨단다. 선생님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수학 하나만은 열심히 공부했고 전자제어를 전공해 사회에 진출하는 성과를 얻으셨단다. 칠성중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지역사회의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광경이 너무 부럽다고 하신다. <table width="7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70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6224223404368.jpg"></td></tr></tbody></table> 아이뜰 농원의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셨는데 비가 내리는 야외 캠핑장은 멀리서만 보았고, 건물 1층의 제과제빵 실습체험장과 수제맥주 제조공방을 보고, 지하의 고양이 놀이터까지 내려갔다.   <o:p></o:p>수제맥주 제조공방은 필요한 설비를 직접 해외업체를 찾아서 구매함으로써 무역업체를 통한 것보다 1/3 가격으로 설치할 수 있었단다. 또 소방관리사 같은 자격증을 15가지나 따서 스스로 운영해 용역비용을 크게 줄였단다. 뭐든지 필요하면 직접 해결하고야 마는 성격이 소자본 창업에 도움이 되었단다. 농원의 가로등을 끄러 다니기 귀찮아서 스마트폰으로 작동하는 시설도 스스로 연구해서 설치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감탄하면서도 자기들은 하기 어려운 일로 여기는 기색이다. 하지만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는 한 친구에게 유럽에서는 사진 한 장에 일억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또 질문을 하라고 하자 “땅 일천 평이 어느 정도 크기인가요?” 묻는다. 강 대표님이 2층 카페에서 아래에 보이는 마당의 1/3이라고 가르쳐주자 이번에는 “가격이 얼마인가요?” 묻는다. 가격은 지역이나 여건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고 괴산읍, 쌍곡, 느릅재를 예로 들었다. 내가 “땅 일천 평이 생기면 어떻게 쓸 것인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팔아서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학생, 주택을 사겠다는 학생, 필요한 대로 마음껏 쓰겠다는 학생, 저마다 다르다. 비가 계속 내리자 식당으로 일찍 이동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리백숙과 막국수를 주문했는데 배가 안 고픈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좀 많이 남겼다.   <o:p></o:p><table width="7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70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6224223542680.jpg"></td></tr></tbody></table> 빗발이 약해졌다. 우산을 각자 들고 박달산 임도를 걷기 시작했다. 애초 목적지인 안민동 마을 뒤쪽까지 1시간 정도 걸었고 20여 미터 없어진 길을 만들어가면서 내려갔다. 20여 미터를 내려가느냐 온 길을 되돌아가느냐 망설이다가 새로운 길을 선택했는데 대가가 뒤따랐다. 급경사인 진흙길에 비가 와서 미끄러운데 급히 내려가다 한 학생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른 학생들도 바지와 신발이 젖고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뒤에 평탄한 길을 찾았고 마을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안민동 마을회관 앞에서 이규웅님을 만나서 집으로 찾아가 평상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고 13년 전 귀농한 이야기를 들었다. 농사짓는 일이 휴일도 없는 것 같지만 비 오는 날도 쉬고 윗사람 눈치 볼 일도 없어서 좋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한 학생은 농사로 연봉 1억을 벌기 위해서는 온 식구가 밤 12시까지 애호박을 따야 한단다. 부모님이 쌍곡에서 펜션을 한다는 친구는 주말에 부모님 일을 돕느라 바쁘단다. 학생들은 모두 서울에 가고 싶단다. 이규웅님 아들도 서울로 갔는데 마이스터고등학교인 수도전기공고에 진학했다고 예를 들어주신다. 꼭 남들 하는 대로 대학을 갈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학생들은 아직 세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눈치다. 친환경 농사를 밭 3천 평, 논 1천 평 지어서 한살림과 계약해 공급해서 큰 어려움 없이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농사를 짓는 것도 나쁘지 않고 청년농부에 대한 지원도 많다는 얘기를 했지만 귀 기울이지 않는다. <table width="7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70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6224223867744.jpg"></td></tr></tbody></table> 마무리를 하면서 감물면 소재지에서 20대 청년들이 ‘뭐하농’이라는 카페를 차리고 협업농장을 만들어서 살고 있으니 가 보라고 한다. 학생들은 신발도 젖고 몸이 피곤해서 집에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모두 남학생이라 다음에는 여학생도 데려오자고 했더니 좋다고 한다. 오늘 걸은 비탈길 20여 미터보다 더 힘든 길로 안내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o:p></o:p>다음번에는 장연면 옛 장풍초등학교 위쪽 길로 와서 무심사를 지나 감물면 ‘뭐하농’으로 와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칠성면을 둘러싸고 있는 박달산과 성불산의 건너편 아래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나보자는 생각이다. 학생들은 마침 안민동까지 찾아오신 교장선생님 차편으로 학교로 보내고 감물면 소재지 ‘뭐하농’ 카페를 들러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오는데도 계획했던 내용을 거의 채운 알찬 탐방이었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ata-jsonlen="19533" data-hjsonver="1.0"></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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