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배움이 함께 있는 청소년 문화공간이 행복교육지구사업의 핵심이 되는 날은 언제일까?

놀이와 배움이 함께 있는 청소년 문화공간이 행복교육지구사업의 핵심이 되는 날은 언제일까?: 2018.10.02 08:24 입력

지난 9월 28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청주대학교 근처 충북교육발전소에서 ‘청소년자치배움터 사례 - 광주광역시 청소년플랫폼 마당집’을 소개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충북마을교육공동체연구교원동아리가 주최하고 충북교육발전소가 장소 대여와 홍보를 맡았기에 많은 청주지역 마을교사들과 다른 시, 군의 활동가들이 오기를 기대했다. 금요일 저녁 시간인 때문인지 아니면 홍보 전략이 잘못되었는지 겨우 열 명 정도의 청중이 모였다. 교원동아리 소속 회원들조차 제대로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면 행복교육지구사업에서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현실을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다.    <o:p></o:p>청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행복교육지구사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청소년자치배움터’라는 개념은 너무 생소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야 마을교사양성과정을 수료한 마을교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청주행복교육네트워크’라는 마을학교 연합단체도 정관을 막 만들고 출범한 단계이다. 청주교육지원청과 청주시청이 이 네트워크에 속한 마을학교에 예산을 나눠주고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 교실에 갇혀서 진행되던 수업을 삶의 현장인 마을로 끌어낸 것만 해도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인데, 청소년자치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얘기는 몇 걸음 앞선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o:p></o:p>하지만 충북교육발전소에 모인 마을교사들이 ‘수암골행복교육공동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보면, 학교교육과정을 뛰어넘어 놀이와 작업을 통해 마을학교 활동을 꾸려가려고 시도하고 있어서 반갑다. 수암골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해 책으로 만들기, 창의놀이를 만들어서 게임하기, 버킷난타공연그룹 운영하기, 삶의 현장을 체험하기 등이 그것이다. 놀이와 작업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얘기는 청소년의 흥미와 관심을 존중해 배움의 욕구를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고 싶다. 학교와 연계 없는 지역연계돌봄사업이나 지역아동센터 같은 경우에도 이런 시도를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학교수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마을학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o:p></o:p><table width="54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4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5413662869.jpg"></td></tr></tbody></table>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5413735231.jpg"></td></tr></tbody></table>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5413774618.jpg"></td></tr></tbody></table>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5413811890.jpg"></td></tr></tbody></table> 그러면서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광주광역시의 마당집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 것인데, ‘청소년자치’의 원칙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이 주로 사는 도심재개발지역에서 마음에 상처를 저마다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놀이판을 벌이고 휴식의 공간으로 마당집을 만든 사례를 충북에서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하정호 대표는 거창하게 자치라는 개념을 설명하기보다 먼저 금지사항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무엇을 시도하든 실패해도 좋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무슨 목표를 정해놓거나 성과물을 내놓기를 바라지 않았다. ‘팝업놀이터’ 같은 것을 제안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져다 놓고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옆에서 무엇이든 따라 해도 좋도록 지원했다. 어른의 역할은 안전한지 점검하고 보완해주거나 음식과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   <o:p></o: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4373468996.jpg"><div id="news_caption">▲재활용품으로 만든 놀이터</div></td></tr></tbody></table>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gsnews.or.kr/PEG/15384373558030.jpg"><div id="news_caption">▲예술창고 만들기</div></td></tr></tbody></table><o:p></o:p>   <o:p></o:p>놀이에서 중요한 점은 다소 위험해도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일본 가와사키시의 모험놀이터에 은둔형외톨이를 비롯한 청소년들이 모이는 이유와 편해문과 김성원이 주창하고 있는 ‘기적의 놀이터’가 성공하는 이유는 위험한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위험은 risk로서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으되 사고위험을 미리 점검하고 보완한 것을 말한다. 마을공동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다친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는 곳을 말한다. 그렇다고 부모나 어른이 늘 지켜본다는 것이 아니라 우는 소리가 나면 즉시 뛰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정도를 말한다. 안전성과 돌봄을 책임지는 자원봉사자는 놀이의 전문가라기보다는 놀이를 좋아하고 아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존중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렇게 보면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놀이터를 만들고 초등학생들이 즐기는 구조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o:p></o:p>현재 행복교육지구사업은 교육청이 주도하는 분위기이라서 그런지, 마을교사들에게도 학교교육과정처럼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가진 수업계획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교육과정을 재구성해 마을에서 수업을 하는 경우에는 당연한 요구이겠지만, 단순한 체험이나 동아리활동에서도 학교수업을 닮아야 한다는 요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두 시간 활동을 하고서 꼭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가 무시될 수 있다. 놀이와 작업을 통해 삶의 현장에 좀더 가까운 내용을 배우도록 하려고 한다면 단시간에 무슨 성과를 보여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면 마을에 놀이와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을 갖춘 마을학교가 많이 생겨야 한다. 광주광역시에 청소년작업장학교로 만들어진 교육협동조합 <생각하는 손>과 같은 곳도 있어야 하겠고, <마당집>처럼 놀이하는 모임부터 만들고 진행하면서 놀이터를 차차 만드는 방법도 있겠다.   <o:p></o:p>앞으로 ‘충북행복교육지구사업 조례’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초안을 보면 위와 같은 마을과 청소년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어서 실망스럽다. 조례는 법적 근거서류일 뿐이지 자세한 사업지침은 도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민간의 논의를 통해 마련된다고 한다. 당장 도단위 마을학교협의체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상황이 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행복지구사업인 지루하고 단조로운 학교수업을 다양한 마을체험으로 보완하는 선에서 멈출까 걱정이다.   <o:p></o:p>하정호 <마당집> 대표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는 한 방법으로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시장과 군수가 동, 읍, 면 단위로 만들게 되어 있는 ‘청소년문화의집’을 요구하자고 한다. 가정집을 개조해서라도 공간을 마련하고 청소년문화의 집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해 관철하면, 청소년지도사 자격을 가진 상근자 한 명의 인건비와 공과금을 제공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의 청소년문화의집은 운영비가 없다는 이유로 상근자들이 피시방과 노래방만 설치하고 월급만 받아가고 있지만 운영비는 공모사업을 통해 따내면 된다. 상근자와 마을교육공동체가 의기투합하면 더 다양한 놀이와 작업을 그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침 괴산군청에도 행복교육괴산어울림에서 이러한 제안을 해놓고 있으므로 군수 면담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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