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유홍준 교수가 괴산에 왔을 때 괴산은 산성을 잘 되살리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을 더듬어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기록이 남아 있다.

“2011년 5월 14일 괴산 금단재 박홍석 안혜령 님 댁에서 열렸던 유홍준 교수님 강연 가운데 충북 또는 괴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만 요약합니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충북이 빠졌던 건 ‘충북에 와서 편하게 잠을 자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란다.

* 연풍은 한국 역사상 최고의 화가인 김홍도가 3년 동안 현감을 했던 곳이라 미술관 또는 박물관 필요하다. 일본의 도꾸시마처럼 짝퉁으로도 가능하다. 세라믹 짝퉁은 원본보다 보관성이 좋다.

* 연풍초등학교에 동헌 건물이 남아 있다.

* 산성이 중요하다. 유성룡의 글에 임진왜란 때 '산성 싸움은 다 이기고 평지 싸움은 다 졌다'는 기록이 있다. 충북과 경북은 3국이 피 터지게 싸운 곳이다. 산성들을 묶어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충북편을 쓴다면 제목은 '귀래리에서 제월리까지 80리'로 쓰려고 했다. 귀래리에는 신채호가 있고 제월리에는 홍명희가 있다. 홍명희의 임꺽정은 조선의 정서 조선의 심정을 되살린 책이다. 결혼식, 장례식, 과부 보쌈, 박유복이 최영사당에서 벌이는 12마당 굿거리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아, 이거였구나!

행복교육괴산어울림도 이번에 마을여행 계획을 짤 때 미륵산성과 견훤산성 여행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미륵산성은 눈 때문에 올라기기가 힘들어 다음으로 미루고 견훤산성만 갔다. 견훤산성은 미리 답사를 해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견훤산성의 모습

견훤산성 안내문도 다른 안내문과 똑같이 요새 젊은이들이 보기가 쉽지 않게 써 놓았다. 이 글도 고쳐본다.

[견훤산성 안내문]

견훤은 상주 가은면(지금의 문경시 가은읍)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신라의 비장으로 있다가 효공왕 4년에 완산주(지금의 전주)에 후백제를 세웠던 인물이다.

→견훤은 상주 가은면, 지금은 문경시 가은읍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신라의 비장으로 있다가 효공왕 4년에 완산주, 지금은 전주에 후백제를 세운 인물이다.

상주지역에 있는 옛날의 성들이 대개 견훤과 연관된 것은 그가 상주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상주지역에 있는 옛날의 성들이 대개 견훤과 연관한 것은 견훤이 상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올라서면 속리산 문장대와 관음봉, 동쪽으로는 청화산과 도장산을 바라볼 수 있다.

산성은 높이 000미터 산정상부(산꼭대기)에 장방형의(긴네모 모양을) 테뫼식으로 구축되어 있다.(쌓았다.) 외부의(외부에서) 접근을(접근하는 것을) 관망하기(알아채기) 좋은 곳에 자연암벽을 이용하여(이용해) 망대를 만들었다. 망대는 모두 네개인데(네 개다.) 동쪽과 북쪽의(북쪽) 경계에 있는 굴레(둘레) 33×5m의 말발굽형의 것은(말발굽형 망대는) 성벽의 높이가 9-10m에 이르고, 큰 바위를 기단석처럼(바닥돌로) 이용해 쌓은 성벽은 무려 15m에 이르러 화북면소재지를 한 눈에(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이다.(곳이다.) 그 외(밖)에 성의 각 모퉁이 부분에(모퉁이에) 망대가 만들어져 있다.(망대를 만들었다.) 성을쌓은(성을 쌓은) 방식이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과 비슷하며 보기 드물게 정교하며(정교하다.) 성곽의 둘레는 대략(약) 650m 정도이다.(650m이다.)

*테뫼식은 뫼(산)에 테를 두르는 방식이다.

*진한 글씨나 ( ) 안에 있는 글이 고친 글입니다.

[이 글을 밴드에 올리자 문경에 사는 박찬교님이 댓글과 함께 더 잘 다듬은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내용으로 볼 때 견훤산성에 대해 알기 쉽게 해설한 문화재안내문은 아닌 듯 합니다. 그런데도 차 선생이 이렇게 다듬어 놓으니 껄끄럽잖습니다. 저도 한번 다듬어봤어요.

견훤산성은 높이 000(400)미터 산마루쪽에(산마루를) 긴 네모꼴로 테를 두르듯이 쌓은 테뫼식 산성이다. 밖에서 다가오는(쳐들어오는) 적을 살피기 좋은 곳에 자연암벽을 살려 망대를 만들었다. 동쪽과 북쪽 귀퉁이에 있는 둘레 33×5m(미터) 말발굽꼴 망대는 성벽 높이가 9-10m이고,(미터이다.) 큰 바위를 바닥돌 삼아 쌓은 쪽은(망대는) 높이가 무려 15m에 이르러(15미터나 돼) 화북면사무소가 있는 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있다.) 성 네 모퉁이(귀퉁이)마다 망대가 있다. 성을 쌓은 방식은 충북 보은군에 있는 삼년산성과 비슷하며 보기 드물게 정교하다. 성곽 둘레는 650m쯤 된다.

*( ) 안에 있는 글은 제가 다시 다듬은 글입니다. 짧은 글이라도 이렇게 서로 고쳐주면서 우리 말법을 공부하니 가슴이 다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