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씨앗이
싹을 틔운 지 스무 해,

씨앗은 열이 되고 스물 되고
하늘도 땅도 길을 열어주었으니
백두대간 솔멩이골
생명터전 비로소 이삭 패였도다.

약하디 약한 사람의 손, 농부의 손
그 손으로 만진 흙, 밥이 되고 법이 되니
맞잡은 손 크고 또 넓은 하늘 되었도다.

때로는 바람에 산허리 잘리고
때로는 폭우에 땅이 잠겨도
때로는 좌절이 안개처럼 내려앉아도

무릎 꿇지 않고
묵묵히 묵묵히 풀 뽑고 북을 주며
걸어 왔구나.

그대!
올곧은 사랑으로 감싸 안고 걸어온 길,
초롱한 눈망울로 달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으로 답하리라.

솔뫼여! 농부여! 하늘의 농사꾼이여!
땅을 갈고 하늘에 씨 뿌리며
다시 올 스무 해, 사십 해
사람들 사이 사랑을 수확하리라.
생명의 꽃을 피우리라.
그렇게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