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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뭄 끝에 비가 내렸다. 타들어가던 밭작물에게 충분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말 그대로 단비였다.
평생 농사로만 삶을 이어오신 마을 어른들이 예전에 가끔 ‘가뭄 든 해 곡식은 먹을 수 있어도 홍수 난 해 곡식은 못 먹는다.’고 말씀하던 게 기억난다. 가뭄을 버텨내는 작물의 끈질긴 생명력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단비를 허락한 하늘에게 큰 절을 올린다.
오랜 가뭄을 버텨낸 감자며 옥수수며 고추며 천수답의 벼며 모든 작물에게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큰 경외심을 보낸다.
아울러 타들어가는 작물을 두고 볼 수만 없어 양수기와 스프링클러와 호스를 총 동원해서 밤낮없이 밭과 논에 물을 대면서 어려운 가뭄을 이겨낸 모든 농부에게도 한없는 존경을 보낸다.
아래 사진은 그 동안 가뭄으로 많이 말라 수위가 낮아진 괴산 이곳저곳 저수지의 모습이다. 저수지의 물 덕택에 그나마 논이나 수로와 가까운 밭과 비닐하우스 들은 별 어려움 없이 가뭄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제 장마가 지나면 저수지의 물도 다시 차오를 것이다.
저수지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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